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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죽이는 잘못된 진단과 낙관론  
류동길  l  2019-03-25 조회 :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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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류 동 길 (柳 東 吉)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약 칭: (사)선 사 연

2019. 03. 25.


경제 죽이는 잘못된 진단과 낙관론

 

  경제를 보는 눈은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면 경제실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펴고 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의 발언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보고를 받으면서 생산·소비·투자의 증가로 “올해 경제흐름이 견실”하며 “고용증가세가 확대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전문기관은 물론 국민들과 크게 동떨어진 진단이고 평가다.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효과 90%” “거시경제 기조 견고” “고용의 질 개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발언 등이 그렇다.

  
IMF는 한국경제가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올해 한국 간판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강등 위기에 놓였다고 하는가 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낮추기도 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모두 부정적이다.

  
대통령이 경제실상을 제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든 그렇지 않든 경제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경제 각료와 청와대 보좌진이 필요하다는 건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대통령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엉뚱한 발언을 하게 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통계를 잘못 읽거나 왜곡하며 대통령이 좋아할 것만 보고한다면 사태의 악화를 막을 길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의 생산과 소비는 12월보다 각각 0.8%와 0.2% 증가했다. ‘설 명절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었다. 설비투자는 2.2% 늘었지만 12월의 투자가 크게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였고 1년 전에 비하면 설비투자는 16.6% 급감했다. 2월의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26만여 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는 3월에 실시할 노인 단기 일자리 사업을 2월로 앞당긴 데서 온 깜짝 증가였다. 한창 일해야 할 30~40대 취업자는 24만 명 이상 줄었지만 하루 2~3시간 씩 일하고 한 달에 30만원 정도 받는 60세 이상 단기 노인 알바가 40여만 명 늘어났다. 노인 알바를 빼면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산업별로 보면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좋은 제조업 취업자는 2월에 15만 명 감소했다. 건설업 2만 명 감소,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도 취업자는 11만 명 줄었다. 정부가 직접 인력을 채용하거나 예산을 투입하는 공공행정·국방, 보건·사회복지서비스 등에서 27만개 늘었다. 이런 일자리는 세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바로 없어진다. 세금을 풀어 단기 일자리 만드는 것은 일시적 고용통계 개선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농림어업 취업자도 12만 명이나 늘었다. 취업이 안 돼 귀촌한 무보수 가족을 취업자로 잡은 것이다. 이들이 무슨 취업자인가. 실업자는 1월 122만 명에서 2월에는 130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19년 만의 최대 실업자다. 사정이 이러한데 취업자 26만 명 증가를 반기고 있을 것인가. 통계와 경제흐름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읽으면 사실과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수출의 지속적 감소세에 최저임금으로 인한 영세기업과 자영업의 고용과 매출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부진 신호는 뚜렷이 켜졌는데 낙관만 하고 있을 여유가 있는가. 한국을 떠나는 기업, 떠나고 싶은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기업의 미국 직접투자액은 108억 달러,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었다. 이렇게 일자리는 빠져나가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경제 살리고 일자리 만드는 친(親)기업정책을 펴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아직도 하고 있다. 기업의 발목을 잡아놓고 경제낙관론 편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병이 깊어 가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거나 치유되고 있다고 진단하면 병만 악화시킨다. 아픈 곳을 모르면 수술도, 약을 쓸 수도 없다. 한국경제가 앓고 있는 병을 고치려면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방은 필수적이다. 경제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경제가 좋아지는 게 아니다. 정책을 제대로 펴지 않고 근거없는 낙관론에 빠지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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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추천 :   비추천 :
창강     2019-03-25 오후 8:20:30  
네 . 크게 공감하면서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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