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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으로 나라 망치기  
임정덕  l  2019-07-31 조회 : 178    

www.sunsayeon.or.kr

글쓴이
  

    임 정 덕 (林 正 德)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약 칭: (사)선 사 연

2019. 07. 31.


프레임으로 나라 망치기

 

  현 정권은 철저하게 기획된 프레임으로 전 정권을 몰아냈다. 최순실(본인이 이전에 최서원으로 개명했으므로 개명된 이름으로 표기해야 함에도 지금까지도 대중 선동에 적합한 이름으로 부른다)이라는 여인을 내세워 ‘이게 나라냐’라는 분노와 선동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 정권을 비정상적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정권을 잡은 이후 통치 방식도 똑같이 기획된 프레임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다.

  
프레임의 기본 구도는 복잡하지 않다. 모든 사람과 사안, 관계를 양분해서 ‘내 편, 네 편’ ‘적폐, 반(反) 적폐’ ‘좌, 우’ ‘친(親)기업, 반(反)기업’ ‘민족, 반(反)민족’ ‘평화, 전쟁’ 등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적으로 나누고 자기편이 선 입장과 다른 반대쪽을 적으로 간주하여 괴멸시키겠다는 구도다. 나치즘이나 공산주의가 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는 법적, 제도적으로는 여의치 않았으므로 내년의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여 헌법도 바꾸고 법도 뜻대로 만들어 나라의 틀과 성격을 자기들 의도대로 바꾸고자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허황한 꿈으로만 보이지도 않는다.

  
외교와 국방에서도 이 정권의 이념적 성격과 프레임이 매우 두드러진다. 건국 후 지금까지의 전통적 관계였던 미국이나 일본과의 우호와 동맹을 어떻게든 벗어나서 그 반대(대립) 세력과 가까워지겠다는 의중이나 몸짓을 계속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 우방에 대해서는 계속 불화와 시빗거리를 노출하고, 그 반대 세력에는 어떤 모욕이나 도발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노골적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일본과의 이번 충돌은 이 정권에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적인 측면도 있다. 친일, 반일의 구분은 어차피 이 정권이 의도하는 프레임에 딱 들어맞는 사안이고, 이런 구도는 통치나 다가오는 선거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 내에서 이 프레임은 여전히 효율적이고 국민감정을 움직이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을 떠나서 이번 사태의 전개 과정은 의식 있는 국민을 경악하게 한다. 일본의 경제 보복 위협은 지금까지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예상될 수 있던 일 중의 하나이고, 제대로 된 정권이라면 상대방(일본)이 우리의 결정이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예상하고 시나리오별로 전개 과정과 그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 두고 행동했어야 한다. 일본이 반(反)자유무역적 수단으로 거칠게 나오자 단골 구도인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부품 조달 자립’ ‘죽창가’ 같은 감성적 애국심에 호소하는 모습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임진왜란 때와는 전혀 다른 여건인데 왜 ‘준비된 배가 12척뿐’이어서 전 국민에게 고통 감수와 결사 항전을 호소하는 사태를 만들었는가? 상당 기간에 걸쳐 전개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사전 대비조차도 하지 않았다면 ‘이게 정부냐’라는 탄식을 금할 수 없다.

  
국내에서 효과와 성공을 가져다준 프레임에 의한 관계는 나라 밖에서는 결코 통하지 않는다. 국제 관계는 한마디로 이해관계다. 다시 말해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현실적 관계다. 우리가 강하고 힘이 있거나 이용 가치가 있으면 좀 억지를 부리고 상대를 괴롭혀도 참아 주고 기다려 준다. 그러나 상대가 계산해 보고 보복해도 되겠다 싶으면 직접, 간접 또는 어떤 형태로든 대응하는 것이 국제 관계다. 조선조 말년이 바로 그대로의 교훈이다. 만용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이런 프레임 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상태는 정치, 경제, 안보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프레임 안경의 덕을 톡톡히 본 집권자와 집권 세력은 이 안경을 결코 벗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의 선거가 중요한 분수령인데 불행히도 현 정권의 괴멸 대상 세력들은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Copyright 2009.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unsa@sunsa.or.kr

 

댓글 : 4 추천 :   비추천 :
김종우     2019-07-31 오후 3:04:04  
수고하셨습니다. 미국, 일본과 신뢰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7080     2019-07-31 오후 5:36:51  
이분법적 사고는 그간 독재보수세력의 전유물 아니었나요. 지금도 빨갱이 타령을 하고 있는 어느 분들처럼. . . 그들은 적이라 판단되면 고문도 죽임도 자행하지 않았나요. 학교에 학생들이 조금만 모여도 백골단이 몽둥이와 쇠파이프로 무차별 폭행했지요. 빨갱이 프레임은 벗으셨나요? 프레임적 사고를 심어준 분들은 누구라 생각하나요?
푸른내     2019-08-08 오후 10:34:45  
선사연 칼럼에 댓글부대가 배치 됐는 모양이네요. 얼터당토 않은 댓글이 붙는데 괘념치 말으시기를
창강     2019-08-20 오후 8:29:16  
본글의 말미에서 "내년의 선거가 중요한 분수령인데 불행히도 현 정권의 괴멸 대상 세력들은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에 크게 공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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