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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승박덕의 지도자
  • 작성자 : 임정덕
  • 작성일 : 2026.04.16
  • 조회수 : 761

  재승박덕(才勝薄德). 어떤 인물이 재능이나 생각은 뛰어나지만 인품이나 행동은 그에 못 미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어다. ‘머리’가 잘 돌아가고 상황 판단이나 즉각적 대응에는 능력이 있지만 ‘덕’으로 표현되는 인격이나 품격이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특히 조직의 지도자이면서도 공정하고 현명한 처신이 부족하거나 신중하고 지혜로운 품성을 갖추지 못했을 때에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집권 2년 차인 이재명 대통령은 확실히 머리가 좋은 인물이다. 과거 자신의 정치적이나 개인적 행적으로 봐도 그렇고, 대통령 취임 이후의 언론 보도를 통한 발언과 행보를 관찰하거나 분석해 봐도 그렇다. 시쳇말로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잘 돌아가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기억력과 분석력이 남다름도 인정한다. 어떤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빠른 반응 능력도 출중해 보인다. 하지만 처신과 품성도 그에 걸맞은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이란 지위는 어느 자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막중한 직책으로, 매우 힘들고 고달프리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처신하고, 국사를 처리하고, 국가의 앞날을 구상하고, 정부와 나라를 이끌어 가려면 한가하거나 무료한 시간은 내려야 낼 수 없는, 쉴 틈이나 잘 틈조차 부족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추측된다. 우리가 국가원수와는 전혀 비교가 될 수 없는 여느 조직이나 기관의 우두머리만 돼도 책임감과 해야 할 도리 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빠지고 고달파지는데 말이다.

 이 대통령은 매일같이 한밤중에 sns를 이용해 다양한 메시지를 보낸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잠깐 적어 띄우고는 곧바로 닫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검색도 하고 자신에 대한 반응도 살필 수밖에 없으므로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대통령에게 그 정도로 한가한 시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만약 잠잘 시간까지 줄여 가며 한다면 나라에는 유형, 무형의 엄청난 손실로 돌아오게 된다.

 현재 논란의 와중에 있는 이스라엘 관련 내용도 그렇다. 당위성이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대통령의 말과 메시지는 정확하고 사실과 부합해야 한다. 그 점을 위해 나라가 엄청난 비용과 인력, 조직과 각종 수단을 통해 활동과 판단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나라의 대표자이므로 그가 한 말이나 행동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구차한 변명이나 궁색한 논리는 있을 수 없다. 또 대통령은 나라를 대표하고 책임지는 공인이므로 자신의 개인적인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나라 전체의 책임과 후과가 따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처신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국무회의나 각종 보고회 등에 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과연 대통령이 저런 구체적인 사안까지 정확히 알고 지시하는가?’라는 의문과 놀라움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럴 것 같으면 아예 각 부처의 장관직은 다 비워 두고 대통령이 차관이나 그 밑의 관리들에게 직접 지시한 뒤 사후 관리는 청와대 조직에서 챙기면 되지’라는 생각도 든다.

 일국을 다스리고 대표하는 지도자는 자질, 능력과 덕을 동시에 갖춰야지 어느 하나가 결여되면 곤란하다. 특히 그가 대표하는 나라가 과거와 달리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으로 대국의 반열에 있을 때에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필자소개

 임정덕 (jdlim@pusan.ac.kr)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K속도 한국 경쟁력의 뿌리, 2022

  K-Speed: The Source of Korean Competitivenes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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