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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전문가 공무원 확대’의 성공 조건
  • 작성자 : 허원순
  • 작성일 : 2026.05.03
  • 조회수 : 261

 공무원 임용 방식이 또 한 번 보완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내놓은 ‘공직사회 활력 제고 추진계획’을 보면 민간전문가의 간부급 기용이 확대된다. 아울러 이들에게는 연봉 상한을 없애 금전적 보상을 해주면서 퇴직 후 민간으로 되돌아갈 때 취업 제한 규정도 완화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AI, 국제통상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 예시했는데, 전문 지식이 필수인 이런 부문에서는 순환보직 대신 7년 이상 장기 근무를 하도록 하며 그 자리에서 3단계로 승진도 하는 전문가 공무원 운용 계획도 들어있다.


 공무원 인사를 주무 부처인 인사혁신처를 제치고 청와대에서 발표한 게 먼저 주목된다. 그만큼 비중을 두는 역점 프로젝트라는 의미일까. 어떻든 공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대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제대로 된 방향이다.


 사실 공직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아직도 적지 않다. ‘고인 물’‘비전문’‘철밥통’이라는 비하의 말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이런 공무원 사회의 현실을 돌아볼 때 임용과 보직 관리, 승진 등 일련의 인사제도 개선은 필요한 시도다. 외부 인재 기용을 확대하며 보직에 따라 한 자리에서 전문성을 키우도록 제도로 유도하는 식의 인사제도 개선은 한두 번의 발표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표에 나선 이번 개선안 중 민간전문가 확대 계획에서 유의할 점이 있다. 개방직 숫자를 늘리고 이들에게 연봉만 많이 준다고 좋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으로 적극 찾아들지 않는 이유는 금전적 보상 문제 이상의 요인이 있다. 가령 불명확한 권한, 정부 기관 내의 경직된 조직 문화, 문제 발생 시 책임의 소재, 외부 영입자에 대한 기존 공무원들의 배타적 업무 관행 같은 문제나 관행이 오히려 더 큰 요인일 수 있다.


 당연히 개방 직위의 요건과 직무권한을 명확히 하면서 기존의 내부 인력과 협업 구조를 시스템화해야 한다. 최근의 사례를 돌아보자. 지난 정부에서 우주항공청을 야심 차게 발족시키고 ‘나사(NASA) 전문가’라며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그의 기용은 성공한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 국제급 우수 인재라는 그는 이 기관의 2 인자인 임무본부장에 초대 본부장으로 있다가 1년 몇 달 만에 물러났다. 당시 논란이 일부 있었는데 ‘일신상 이유’라는 것 외에 사퇴 이유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의 기용은 등장 때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퇴직 때의 모양새와 처리도 중요하다. 이런 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이뤄져야 더 많은 외부 전문가들이 편하게 공직으로 향할 것이다. 


 전문가 기용은 경우에 따라 뉴스거리가 된다. 정부와 여당은 ‘인재 기용, 문호 개방’이라며 홍보 이벤트로 삼고 싶을 때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둘의 스타급 인사를 깜짝 등장시키기는 장관 차관 등 정무직 위주로 하고, 실무자는 조용히 내실있게 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다양한 자리에 걸쳐 ‘넓고 두텁게’ 해야 정책의 성과를 내는데 효율적일 수 있다.


 그래야 전체 공직의 분위기도 조금씩 변하는, 또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의 퇴직 후 재취업 규정 완화도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공직이 민간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되는 것은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이 반복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제도를 공무원 임용 제도를 시대 변화에 맞게 계속 보완해 제대로 일하는 공직사회가 되게 해야 한다.


   (이 칼럼은 허원순(경제칼럼니스트·고려대 특임교수)님께서 글로벌경제신문(26.5.01)에 게재한 글입니다)




허원순 경제칼럼니스트(전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 고려대 특임교수

 - 행정안전부 교부세위원, 옥외광고정책위원, 서울시·서울연구원 자문위원 등

 - 전 공공기관운영위원, 중앙투자심사위원, 지방공기업정책위원원 등

 - 이달의 기자상 2회 수상, 대통령 표창(2015)

 - 저서: 논리의힘 지식의격(2024) 토론의힘 생각의격(2022) 하이테크 시대의 로테크(2012년)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2006) 맛있는 경제 톡 쏘는 경제(2000, 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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