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자기의 강의실인가 ! 子曰이가 좀 심하다.
<포럼>자유주의 입장서 본 歷史교과서 논쟁 민경국 / 강원대 명예교수·경제
박근혜 대통령의 27일 국회 국정연설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國定化) 강행이 재확인됐다. 국정화의 바탕에는 국사교과서 발행을 시장에 맡겼더니 사실 왜곡과 친북적 좌편향의 극히 ‘불량상품’이 독점하게 됐다(시장실패)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자유의 원칙’을 포기하는 보수주의의 해법이다.
현행 불량 교과서로는 웅대한 대한민국 역사(歷史)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쳐 개인적·정치적 삶을 개척할 지적 힘을 키울 수 없다는 보수 진영의 진단은 전적으로 옳다. 그렇다고 역사 해석을 국가가 독점하는 국정화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자유로운 교과서 시장이야말로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위한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힘을 키울 수 있는 교과서 체제라는 자유주의의 해법을 직시해야 한다.
우선, 국정화의 논거로 이용한 시장실패 개념부터 틀렸다. ‘특정 시점’에 분배, 경제력 집중, 독점 등 원하지 않는 시장 결과가 생기면 무엇이든 시장실패로 낙인찍는다. ‘스냅샷의 오류’를 범하는 쓸모없는 개념이다. 시장실패 논리라면 좌편향이 심각한 교육 출판 미디어도 국유화해야 할 것이다. 그 논리는 보수 논리이지 자유 논리가 아니다.
검정제의 교과서 경쟁에서 좌파에 완전히 패하고 말았다. 그것은 첫째로 좌파 집단들이 조직적으로 강압과 폭력을 이용해 교학사 교과서의 자유 선택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그런 강압을 방지하고 선택의 자유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방관했다. 둘째로, 좌파의 사실 왜곡과 좌편향을 체계적으로 밝혀 교과서 수요자들을 설득하고 경쟁력 있는 멋진 여러 종의 교과서를 공급할 우파 사학계의 능력 부족 때문이리라.
보수 진영은 취약한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싱크탱크나 훌륭한 역사학자를 양성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 대신 정치권력과 손잡고 말았다. 정부의 힘을 얻어 이념적 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게 보수적 국가주의가 아닌가. 물론 국정화를 통해 사실 왜곡과 좌편향이 완화된 교과서를 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맨 먼저 교과서를 손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를 막을 방도가 없다.
검정제는 바른 교과서를 만들어 좌파와 경쟁할 가능성이라도 있다. 그러나 국가 독점은 그 가능성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자유 경쟁의 싹을 도려내는 게 국가 독점 체제다. 단기적 편익을 위해 자유를 포기한 결과는 치명적이다. ‘정치가 역사를 주무르는’ 상황이 오게 될 건 뻔하다. 그래서 중요한 게 정치와 독립적인 시장의 경쟁이다. 이것이야말로 역사 해석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고 새로운 해석을 발굴하는 생산적 절차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정화는 국가의 독점적 역사 해석이 옳다는 믿음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그건 치명적 자만이다. 역사 해석에는 항상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또 개선의 여지가 늘 있다. 오류나 개선의 길이 자동적으로 밝혀지는 게 아니다. 자유로운 경쟁이 필요하다. 그래서 역사교과서 독점을 포기하는 게 옳다. 국가가 할 일은, 교과서 수요자들의 선택의 자유를 방해하는 좌파 집단의 행동을 엄격히 억제하는 일이다. 이 과제야말로 국가의 정당한 책무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원칙을 버리면 기다리는 건 자유의 상실이요 ‘노예의 길’이라는 하이에크의 경종을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유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미 가진 자유를 버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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