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 찬사를 받다가 이번 국정농단사건으로 ‘민주화’의 실상이 드러났다. 좀 머쓱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직 멀었구나 하는 탄식이 나온다. 민주제도의 틀은 다 갖추었는데 작동은 제대로 안 된 것이다. 두 여인이 그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는데도 어떤 기관에서도 제어가 되지 않고 ‘국민의 촛불’이라는 물리력이 동원되고서야 고삐가 당겨졌다. 정부의 그 방대한 사정기구에서는 물론 정치 언론 교육 어느 부문에서도 그 엄청난 ‘분탕질’을 제어하지도, 감지하지도 못했다. 감지한 곳은 있었어도 동조 방조한 것 같다. 이 나라의 지성이나 지력(知力) 멘탈리티가 민주문화를 누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너무도 부끄러운 수준이 아닌가.
촛불이 그 광정(匡正)의 기회를 만들어줬음에도 그것을 제도권에서 받아들여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데는 너무도 미숙하다. 즉각적인 하야(퇴진)냐 법 절차에 따른 탄핵이냐는 문제를 놓고 정치권(국회)은 의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대포나 쏘아대며, 촛불의 눈치나 보고 따라가고 있다. 물리력에 의해서 국정이 끌려간다면 이건 혁명인데 그 절박한 상황에 몰려서도 정치권은 우왕좌왕할 뿐이다. 국민의 불신을 사서 국회해산이 주장되고, 국해(國害)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인데도 그들은 자율교정, 자정능력이 없어 보인다. 민주제도는 자율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러고서야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 할 것인가.
여기서 등장하는 촛불은 언론보다도 영향력이 커서 제4의 권부로 자리잡아가는 것 같다. 군중을 조직 기획하고, 지휘하는 사령부가 생긴 것이다. 우리는 정부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군중집회가 많은데 그것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직업적인 특수인들에 의한 것 같다. 언론도 이 방대한 사업을 지휘하는 사람들을 알기는 하지만 보도는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상설기구화하고 있는 것 같다. 비용도 수 백억에 달한다고 한다. 그 정체불명의 조직이 ‘국민’을 실질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의기관(국회)보다 힘이 센 것이다. 한국적 민주화라고 할지, 민주주의의 변종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실체로서 자란 것이다.
국민의 뜻은 다양해서 그 자유로운 선택을 전제로 다수결에 의한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간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인지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조직이 된 것이다. 그들도 그렇고 정치권 언론 등에서도 그렇게 인정을 해준다. 그들은 ‘우리가 곧 국민‘이라는 오만한 독선 독단 독점의 조직이 됐다. 독선 독단은 반민주적이다. 그들은 혁명조직이 된 것이다.
우리 민주주의가 심대하게 침해받는 곳은 양심의 자유다. 양심의 자유는 선택(투표)의 전제가 돼 있다. 헌법에서도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타인의 선택을 방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번 탄핵문제에 있어서도 반대자들은 협박전화의 위협을 받는다고 한다. 촛불조직의 소행일까. 국사교과서 문제에 있어서도 소위 우파의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나 저자에 대해서는 상당한 협박이 가해졌다고 한다. 학교에 대해서도 그 교과서를 선택하지 못하게 해서 성공했다. 단 한 곳도 없게 만든 것이다. 국정교과서를 집필키로 한 노교수에 대해서도 20대의 제자들이 ‘양심을 팔지 말라’는 협박을 해서 사퇴시키는데 성공했다. 민주주의의 기본권이 심대하게 침해받는 것이다.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너’의 자유도 존중해주어야 민주적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당국은 단속을 하지 않는다.
비밀투표도 침해를 받는다. 국회의원 개인인지 당의 방침인지 모르겠는데 비밀투표로 돼 있는 탄핵투표에서 반대자들의 명단을 공개하여 협박을 받게 만들었다고 한다. 정치인 교사 등 지도자들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기초)이 훼손됨이다. 이를 어떻게 민주국가라 할 것인가. 의로운 국민이라야 의로운 나라를 만들고, 민주의식이 바로 서야 민주국가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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