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 우파가 공감하는 유일한 관점은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극 대 극으로 갈린다. 촛불은 큰 위력을 발휘했지만 극명하게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혁명이다’. ‘아니다. 망하는 길로 가는 망동이다’. 결과는 언젠가 역사의 제단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조만간이 될지도 모른다.
눈앞에 나타나는 조짐들은 상서롭지 않다. 그들은 과거는 모두 뒤집고, 전 정부의 사람은 모두 쳐낸다는 태세다. 보통의 혁명군이 아니다. 역사상 처음의 민란 승리다. 지도세력 간의 혁명은 여러 번 있었지만 민초(民草)혁명의 승리는 처음이다. 그들이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그에 우리의 운명이 달렸다. 촛불, 흥할까, 망할까. 그들의 지력(智力)에 달렸다. -그들의 지향점은 어디인가. 민주주의는 전시대의 갈등과 반목을 평화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좋은 제도지만 우리는 그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한다. 철늦은 한풀이인가. 민주정치를 둘러엎는 혁명을 했으나 담대(膽大)하지 못하다. 새 세상? 그런데 그 설계도가 보이지 않는다.
-보편적 가치를 무시한다. 내편은 정의, 네편은 적폐. ‘상식’을 주장하지만 자기중심의 독선에 가려 퇴색한다. 정직, 진리, 진실, 염치…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다. 눈치 안 본다.‘내로남불’ 지적에도 눈도 깜짝 않는다. 지독한 독선, 독단, 독점, 독주의 길을 간다. 독재의 길이다.
-인식기능이 고장났다? 검은 것을 검게 보지 않고 우긴다. 그들은 색안경을 쓰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는다. 과학을 무시한다. 가치관이 얽히면 상황판단이 뒤죽박죽으로 얽힌다. 당위(當爲)가 실존에 앞서기 때문이다.
-전술적 사고에 매달린다. 그러나 공동체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 그들은 공동체가 없다. 편만 있다. 사람을 충동여 끌어내는 선전선동술에 능하다. 그러나 그들은 공동체를 배신한다. 이제는 노골적이다. 영구집권 음모가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도 보일 정도란다. 좋은 실적보다 정적을 처내는데 몰두한다. 옛 방식의 당쟁이다. 대국(大局)을 못보면 소탐대실(小貪大失).
-이들은 법치를 안 한다. 지독한 인치(人治)다. 인치는 궁극적으로 사람 처내기다. 나라의 제일 귀한 재산은 인재인데 그것을 쳐냄은 결과적으로 나라의 재산을 불사르는 역적질이다. 우리 선조가 걸은 망하는 길이었는데 그들의 혁명과 통하다니. 역사의 기막힌 후퇴다.
-홍위병. 가장 두려운 존재다. 필요하면 헌법을 꺼내들지만, 실제는 안중에 없다. 방송장악을 위한 투쟁에서 그들은 헌법상의 ‘양심의 자유’를 크게 훼손했다. 그러나 당국도 언론도 모르쇠다. 더 두려운 것은 보이지 않는 테러다. 언론과 판검사를 겁박하여 정론과 공정한 판결을 훼방한다면? 그들은 40%지지 정권인데 안하무인이다. 그들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문제는 양분된 국민이다. 어떻게 동일한 사실을 보고 인식이나 판단이 그렇게 정반대로 갈리는가. 같은 문화, 같은 언어로 수천 년을 살아온 동족인데 어떻게 가치관이 그렇게 정반대로 갈리는가. 전시대엔 양반-상놈으로 갈렸는데 지금은 부자-빈자로 갈라져 증오와 분노의 춤판을 벌인다. 촛불은 수천 년 만에 쟁취한 민란의 승리다. 문명국은 인지(人智)가 지성의 지평을 넓혀 문명을 발전시켜 가는데 우리는 패를 갈라 승패를 겨룬다.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정권)’이란다. 어디까지 갈 것인가. 차라리 다른 나라로 갈라섬이 평화로울 것이다.
위기는 각 분야에서 온다. 웅지와 원모심려가 없는 소인배군락(群落)의 지도층, 지식은 많으나 엄격성이나 치열함은 없고 비겁하고 속된 언론계 지성계, 이렇게 가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지구촌경주에서 앞서(선진국) 달릴 수 있는가. 유사 이래 처음 어깨 좀 펴는가 했는데…. 우리는 앞서 달린 적도, 중심이 되어본 적도, 영광의 빛을 쬐어본 적도 없다. 밥술이나 먹는가 했는데 쪽박을 깰 위기에 처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데…. 문통의 첫 시정연설이 섬뜩하다. 전도(顚倒)? 대중의 지성을 믿을 만한가. 옛날의 잔인한 당쟁으로 돌아가면?
<>사로(思路), 생각의 길을 바꿔야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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