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6(목)
文 會 穆
全筆家
苦生眞聲就是也
풍파를 겪고 우러난 이 소리야 말로 진정한 名鼓 소리리라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술에 대한 생각이 미치자, 엣날 술친구도 생각나고, 샌디에고에서 양주마시기 대회에서 1등을 하고 뻗었던 일, 酒道 3단이라고 허풍떨 던 일, 마산 무학 막소주 마시고 자전거 타다 자빠져서 병원 신세 진 일, 酒天之美綠이란 술에 대한 책을 쓰고 강연 다니던 일 등등이 스쳐 지나간다.
20여년 전 조선일보 연재 ‘사석원의 대폿집 기행’에 순천의 대폿집 남원골 기사가 생각났다. 문득, 심심한 친구들이 술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잠시 인생을 관조하라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순천의 대폿집 남원골은 원래 笑入이란 술집이었는데 이사 가서 주모의 고향이름으로 남원골로 바꿨다. 과거 순천 일대서 술깨나 먹었다는 사람치고 笑入에 안 다닌 사람이 없었단다. 笑入에 대한 설명이 없어, 한글로 ‘소입 대폿집’도 괜찮고, 한자를 풀이해서 ‘술 마실 것을 기대하고 웃으면서 들어오는 대폿집’ 이나 ‘친한 벗과 한 잔 하면서 웃으려고 들어오는 대폿집’이 아니겠는가 하고 혼자 풀이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남원골에 대한 기사에서 마음을 끈 것은 오랜 세월을 견데 낸 것 같은 북과 그것에 적혀 있는 한자 글귀였다.
名鼓何有別處兮 苦生眞聲就是也
이름 난 북이 어찌 별다른 곳에 있을까,
풍파를 겪고 우러난 이 소리야말로 진정한 명품 북의 소리리라
한 번 여행가서 찾아보겠다고 한 것이 벌써 20여년이 지났다. 대폿집 남원골은 그대로 있는지 거기에 북과 글귀는 남아있는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
품위 있는 말은 왜 안 나올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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